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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3 세계는 평평하다 by clubkona

세계는 평평하다

 
저자: 토마스 L. 프리드먼
발행일: 2005

권기덕(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범상치 않은 목적을 위해 길을 떠난 사람들이 있었다. 달마는 '도'를 얻기 위해 동쪽으로 갔고, 콜럼버스는 '인도'를 찾아 서쪽으로 떠났다. 그리고, 여기 시대의 화두에 대한 답을 찾아 다시 서쪽으로 떠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저술했던 유명 칼럼리스트이자 오늘 소개할 책의 저자이기도 한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이다.

저자가 찾아간 곳 역시 인도였다. 그가 인도에 간 것은 한가지 화두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왜 인도인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가져가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500여 년 전 콜럼버스가 귀금속, 비단, 향로 같은 부의 원천들을 찾고 싶었다면, 저자는 오늘날 부의 원천인 두뇌, 인재집단, 지식노동자, 인터넷 등에 대해 어떤 혜안을 얻고자 했다. 그리고, 이 야심 찬 여행에서 그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하고 돌아온다. 바로 "세계가 평평하다"는 것이었다.

세계가 평평하다?
저자는 이런 남다른 믿음을 갖게 된 계기는 방갈로에 있는 인도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업체 인포시스 테크놀로지(Infosys Technologies)를 방문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인포시스의 CEO 나라야나 머시(Narayana Murthy)는 자신의 글로벌 비디오 컨퍼런스룸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며, 언제든지 전세계 공급체인의 핵심 플레이어들과 가상 회의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디자이너와 인도의 소프트웨어 제작자, 아시아의 제조업자가 동시에 대형 화면 상에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요즘 세계화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점조직처럼 연결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PC와 모바일 기기의 전세계적 확산,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의 발달, 보스턴?방갈로?북경 등 어디서나 원격 개발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등, 이 모든 것들이 2000년 이래 한꺼번에 발생했으며 어디서든지 지식 작업, 지적 자본을 탄생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함축하는 말이 바로 '세계가 평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인도와 같은 아시아 국가들도 이제는 지식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기존 선진국들과 전례 없이 동등하게 경쟁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세계화 3.0시대의 개막
저자는 이처럼 달라진 세계화의 지평을 세계화 3.0시대의 개막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세계화 단계를 세가지 시기로 구분했다. '세계화 1.0시대는 1492년~1800년까지로 이 시기 파워의 핵심은 바로 제국정복을 위해 식민지를 찾아나선 국가들이었다. '세계화 2.0'시대는 1800년~2000년까지로 이 시기의 주역은 시장과 노동력을 찾아나선 대기업들이었다.
그러나 '세계화 3.0'시대, 즉 2000년 이후 시작된 세계화 3.0시대는 이전과는 극명하게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초고속 인터넷 등 본격적인 IT인프라 발달로 전세계의 경쟁체제가 서구 강대국 중심에서 여러 대륙간 경쟁으로 힘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경기장이 평평해졌다는 것이다. 또한 이 시기의 경쟁의 단위는 국가나 대기업 레벨을 넘어 개인과 소규모 기업들까지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기업들도, 혹은 개인들까지도 이제 자신이 어느 지역의 누구와 경쟁해야 하는지, 혹은 세계화를 통해 더 큰 기회를 발견할 수 없는지 자문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가 평평해지게 된 이유, 삼중 융합
그렇다면 이러한 새로운 세계화 시대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가장 중요한 동력은 바로 삼중융합에 있다.
첫 번째 동인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IT혁명이다.
PC, 초고속 인터넷 등의 IT기술의 폭발적 확산은 전세계를 수평적 네트워크 체제로 연결시켰고 전세계를 평평하게 만드는 기반이 되었다.
두 번째 동인은 기술 변화에 따른 비즈니스와 생활 지형의 변화이다.
기술이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면서 보다 근원적이고 사회시스템적인 변화를 몰고 온다. 예를 들어, 세계화 1.0시대에는 티켓을 발급해주는 직원이 있었다면 세계화 2.0 시대에는 티켓 발매기가 직원을 대체했다. 그러나 세계화 3.0 시대에는 각자가 스스로 티켓 발매원이 된다. 인터넷이 연결된 가정에서라면 누구든 티켓을 직접 다운로드해 이용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세번째 동인은 바로 베를린 장벽 붕괴, 냉전 종식에 따른 신규 플레이어들의 세계시장 진입이다. 냉전시대에는 북미, 서유럽, 일본ㆍ동아시아 등의 주요 무역 블록이 있었다. 각 나라들은 이 블록의 보호장벽 속에 숨을 수 있었고 경쟁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붕괴로 문이 열리면서 그동안 폐쇄된 사회에 살던 인구가 평평해진 지구라는 광장으로 걸어 나왔다. 중국, 인도, 러시아, 동유럽, 라틴 아메리카, 중앙아시아 등 총 30억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모두 한꺼번에 자유시장이라는 게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앞서 말한 이 3가지 동인이 모두 2000년 전후를 기점으로 한꺼번에 융합하면서 새로운 세계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즉, 게임의 규칙이 바뀜과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장에 참여하게 되면서 세계의 판도가 급격하게 변모했다는 것이다.

절대강국, 미국이 느끼는 위기감
저자는 새로운 세계화 시대에 미국이 전에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근거로 현재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3가지 부족 현상'을 지목한다.

첫 번째는 "야심의 갭"이다. 젊고 활력적인 인도, 중국인들에 비해 너무 많은 미국인들이 비전도 능력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몇 몇 저명한 최고 경영자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인도 등지에 아웃소싱을 하는 이유는 비용 효율 뿐만이 아니라 업무의 질과 생산성이 놀라울 정도로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숫자의 갭"이다. 미국은 현재 충분한 엔지니어들 및 과학자들을 배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부족분을 인도 및 중국의 인력을 통해 보충해 왔으나 점차 미국으로의 인력 유입은 줄어들고 있다.

세 번째 문제는 바로 "교육의 갭"이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 대학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고급 인재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98년 베이징에 연구소를 연지 불과 몇 년 만에 중국이 가장 역동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생산적인 연구소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반면 미국의 교육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2004년 12월 국제학생 평가 프로그램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15세 학생은 수학의 실생활 응용에서 국제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달라진 국제 경쟁력 지형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얘기하고 있다. 저자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저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얘야, 저녁을 다 먹어라. 중국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굶고 있단다." 그러나 지금 저자는 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얘들아, 공부해라. 중국과 인도에 있는 사람들이 너희들의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

기업에 주는 시사점
세계화 지형의 변화는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도 큰 변화를 초래했다. 예전에는 유능한 기업이 될 필요는 있었지만 세계 최고가 될 필요는 없었다. 세계와 경쟁한다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에, 길 건너 있는 회사와 경쟁하다가 전세계 모든 기업과 경쟁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제 기업을 막아줄 더 이상의 안전장치가 없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달라진 세계화 지형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한 마디로 저자는 "벽을 쌓으려 하지 말고, 삽을 찾아 스스로롤 파라"고 충고한다.

첫 번째 조언은 가장 창조적인 기업이 되라는 것이다. 경쟁의 조건이 동일하고 경쟁자가 많아지면 상품은 범용화되고 고객으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나 치열한 가격경쟁 하에 업계는 자멸의 나락으로 빠지게 된다. 이 상태에서 살아남는 생존전략은 바로 "창의적 경영"이다. 그 언제든 창의력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절은 없었겠지만, 전세계적 경쟁으로 제품의 범용화가 만연해진 지금엔 더욱더 창의성이 필요하다. 저자는 한 기업인의 말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지금 파는 것은 전략적 통찰, 창조적 영감, 불꽃 같은 예술적 감각이다. 물건이 아니라 창조적 해결방안을 판매해야 한다. 즉, 인간의 개성을 파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살아남으려면 최고가 되어야 하고 가장 창조적이어야 한다."

두 번째 조언은 작은 기업도 보다 공격적인 글로벌화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이 중소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예전에 기업을 시작할 때는 "아 20년 뒤에는 다국적 기업이 되었으면" 하고 바랬지만, 오늘날에는 "내일부터 다국적기업이 되어야지"라는 바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협업체제 구축을 통해 가능하다. 가령 제품 생산은 말레이시아나 중국, 디자인은 대만, 고객 지원은 인도와 필리핀, 그리고 엔지니어링 작업은 러시아와 미국 등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미니 다국적기업"의 개념이며, 이것이 미래의 물결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라맥스(Aramex)라는 회사이다. 이 회사는 아랍세계에서 처음으로 소포배달 서비스로 성장한 기업으로 나스닥에 상장한 최초이자 유일한 아랍기업이다. "중동지역의 DHL처럼 되겠다"는 포부 하에 사업을 시작하여 결국 아랍세계의 소포배달을 석권하게 된다. 이 회사는 인터넷에 기초한 추적 시스템과 항운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약 40여개의 글로벌 파트너 회사들과 협업을 할 수 있었다. 즉, 모든 협력 회사들은 PC단말기나 PDA를 용해 인터넷이나 무선통신으로 아라멕스의 추적시스템에 접속하여 글로벌 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제 게임의 규칙은 변했다. 반드시 덩치가 클 필요는 없다. 기술을 이용하고 틈새를 찾을 수 있다면 작은 회사도 다국적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맺으며
지금까지 프리드만의 신작 '세계는 평평하다'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책은 프리드만의 네 번째 저서로 파이낸셜 타임스와 골드만 삭스 제정, 2005년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로 선정될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이미 우리 앞에는 달라진 세계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보내고 있는 오늘 하루 동안에도 세계는 변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덤비라"는 말처럼 개인이든, 기업이든 글로벌한 트렌드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움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눈에만 보이므로.

Posted by clubkona

2007/12/03 11:53 2007/12/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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